[책 요약] 트럼프 2.0 시대

저자

박종훈, 한국은행, KBS 기자, 유튜브 <박종훈의 지식한방> 유튜브 채널  

한 줄 요약

트럼프의 역풍으로 유럽, 일본도 가난해지고 있는 판국에 부동산 정책에나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 참 멋있다.

전체 요약 ▼

1장. 트럼프 2.0 시대가 몰고 올 태풍

더 강력해진 트럼프가 온다

2024년의 트럼프는 2016년의 트럼프와는 다르다. 트럼프의 첫 임기 때는 공화당과 행정부가 끊임없이 트럼프에 반기를 드는 바람에 트럼프가 마음대로 국정을 좌지우지 할 수 없었으나, 이번에는 공화당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재선을 노려야하는 다른 대통령과는 다르기 때문에 본격적인 자기 정치를 싲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마 글로벌 리더인 미국의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하겠냐고 생각했던 모든 경계가 허물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트럼프의 100% 관세나 여러 급진적인 정책들을 실제로는 많이 축소해서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맞서기 위해 저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게 되면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게 되어 최악의 경우 반세계화나 탈세계화이 물결이 더욱 거세게 일어날 수 있다.

왜 미국인들의 절반이 트럼프에 열광했을까?

극단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를 왜 미국인들은 열광하는 걸까?

첫 째, 러스트 벨트 노동자라고 불리는 제조업 근로자(중산층)이 클린턴과 민주당에 분노하기 시작한 것. 

미국이 경제는 성장했으나 중산층의 소득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정확한 이유는 책에 없네..아마 소득의 양극화?). 물가는 상승했으나 소득의 상승이 이에 따라가지 못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김으로써 이윤을 극대화 했으나, 기존의 미국 제조업 근로자들의 설 자리를 빼앗게 되었다. 값싼 중국의 제조업 제품 덕분에 물가가 잠시 낮아질 수 있어도 결국 질 좋은 일자리 자체가 파괴 됨으로써 중산층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합법/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매우 관대한 정책을 써왔는데, 이런 불법 이민자들에게까지 자신들의 세금으로 건강 보험 혜택 및 대학 등록금 등을 주는 것 때문에 더 큰 분노를 사게 되었다.

친기업적인 공화당의 특성상, 저임금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기를 원했기 때문에 원래 공화당도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관대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공화당의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태도가 강경하게 바뀌었고, 이러한 반난민 정책이 지금의 트럼프의 인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둘 째, 난민과 소수 인종 때문에 백인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여 백인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한 것.(백인의 트럼프 지지율 58%, 흑인 12%, 히스패닉 32%).

한편, 이런 상황에서 구 미디어인 레거시 언론에서는 연일 해리스에게 유리한 기사만 내놓으며 대세론을 펼쳤기 때문에 우리는 트럼프의 인기를 알기 어려웠다. 어차피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구미디어보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의 공격에도 트럼프의 지지세는 꺾이지 않았다.

역사상 최강의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는 여러 나라가 머리를 맞대고 국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다자주의 외교를 극도로 싫어한다. 이 때문에 첫 임기 때 WHO에서 탈퇴했고 이제 NATO에서도 탈퇴하려고 한다.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부담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면 나토의 존립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나토 뿐 아니라 UN, WTO, 파리기후협약, 국제형사재판소 등 거의 모든 다자간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거나 미국의 기여도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이 스스로 역할을 축소하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그 틈을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되면 또 다른 패권 전쟁이 시작될 염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각국이 생존을 위해 군비 강화에 나서게 되며 핵무장 확산 도미노로 비화되면서 국제 질서는 더욱 불안한 상황에 빠질 것이다.

한국 또한 세수 펑크가 나는 가운데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5~6배까지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 외교가 없으면 트럼프 2.0 시대에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는 것은 어려워보인다.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0 시대의 명암

트럼프의 리쇼어링(해외 제조공장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것) 정책 기조는 우리나라와 같은 제조 강국에게는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첨단 제조업을 가지고 있어야 제조업체가 창출하는 일자리나 부가 가치, 수많은 협력업체 창출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에게도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는 일은 쉽지 않다. 워낙 오랜 시간 제조업을 등한시 해왔기 때문에(보잉사 예시) 인력난을 겪을 공산이 크다. 인력 등의 문제로 현재 완공된 공장조차 돌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더 많은 공장을 지으라는 압박은 한국뿐만 아니라 주요 제조 강국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해외 제조업체까지 모두 흡수하겠다는 트럼프의 전략은 미국에게 무조건 유리하지는 않을 수 있다. 생산 인력도 없는 민국이 무리하게 해외 공장을 유치해 놓고 제때 가동도 못하면서 생산 단가만 올라가게 되면 결국 미국의 물가를 자극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미 AI, 바이오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을 모두 지배하고 있는 미국이 제조업까지 먹으려할 경우 자칫 세계 경제의 블록화나 무역 전쟁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을 지킬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마련해 놓지 않는다면 앞으로 닥칠 글로벌 공급망 전쟁에서 낙오자가 될 위험이 크다.

치열한 미중 패권 전쟁의 도래

미중 무역 패권 전쟁은 바이든 이전 트럼프 1기 때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중국에 대한 전방위 반도체 수출 규제 때문에 퀄컴(100억 달러), 엔비디아 등의 기업의 큰 손해를 입었고 중국은 자체 반도체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트럼프의 대중국 무역 규제의 결정판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중단 4개년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공약대로 실현 될지는 미지수지만 미국과 중국 경제가 완전히 분리되면 양국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 또한 커지게 될 것이다.

패권 전쟁을 하더라도 글로벌 가치 사슬에 엮여 있으면 전쟁을 일으키기 쉽지 않으나, 경제적으로 디커플링이 되는 순간 2차 세계대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1929년 시작된 대공황으로 세계 각국이 관세 장벽을 높이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 결과, 영연방과 프랑스 식민제국, 독일과 일본의 무역 블록 등으로 분리되었고, 그 결과 손쉽게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트럼프 2.0 시대는 '중국발 안보 위험의 최대 분기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물가 저금리 시대 올까?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에너지 비용을 절반으로 줄여서 물가를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역사상 최저점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과연 트럼프의 계획대로 저물가 저금리 시대가 올 수 있을까?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한마디로 "Drill, baby. Drill"이다. 규제를 풀고 생산을 늘려서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다. 그러나 원유 가격은 지정학적 요인과 시장 유동성 등 복잡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미국 내 셰일 오일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전 바이든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셰일 오일 생산량을 줄어들게 만들었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바이든 취임 전보다 훨씬 늘어난 상태다.

또한 연준이 초단기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장기 시장 금리나 모기지 금리가 같은 속도로 내려간다는 보장도 없다.

반면 트럼프의 관세 공약이나 이민자(전문직 포함)에 대한 강경 정책, 감세 정책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미국의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부채 또한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국채 발행 또한 제한되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공약이 그대로 이행될지, 아니면 현실에 맞게 수정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험난한 경제적 도전이 시작된다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2기 시작의 경제 상황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경기 침체를 겪을 확률은 적지만 성장이 2024년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것은 거의 분명한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옐런 재무장관이 남긴 과도한 부채(단기)는 트럼프 두 번째 임기 내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그래서 머스크한테 DOGE를 통해 지출을 줄이도록 한건가..)

(갑자기 드는 생각. 인생을 트럼프 산다면 어떨까? 솔직히 이것 저것 따지면 아예 진행조차 하면 안되는 일 투성인데 트럼프는 일단 지르고 본다. 나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면에서 참 부럽다. 트럼프의 진짜 속내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중소형, 상업 은행의 부실(실리콘 밸리 은행처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의 위험이 있으며 특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은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과 은행들의 미래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자신의 공약대로 한다면 대규모 감세를 위해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 경우 연준이 기준 금리를 낮춰도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 시중 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아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건물주와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

2장. 국제: 더 격화된 무력 충돌

앞으로 7년 대만 침공이 위험하다

대만 해협은 한국의 해상 운송량의 33.27%를 차지하며 우리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99%가 지나가는 중요한 길목이다. 만일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난다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마이클 베클리와 할 브랜즈 교수는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라는 책에서 패권 국가와 도전 국가의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도전 국가의 성장이 꺾여 쇠퇴하기 시작하면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현재 중국의 상황이 마치 1차 세계대전 직전의 독일처럼 매우 위태롭다고 보고 있다. 생산 연령 인구 감소, 경제 성장률 둔화, 주변 국가와의 관계 악화, 시진핑의 독재 등이 원인이다. 이 책에서 앞으로 10년이 가장 '위험한 구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저자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최악의 지정학적 재앙은 야망과 절박함이 교차할 때 일어난다'고 하는데 앞으로 7년은 중국에게 그러한 시기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마치 일본의 진주만 기습 처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없는 치명적 약점

중국이 대만을 먹게 되면 TSMC를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이미 SMIC를 갖고 있는 중국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생산력과 기술력의 결합시킬 수 있고 이것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준비가 끝났고, 2027년까지 대만을 완전히 압도할 만한 공격 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대만의 서쪽 해안에 상륙 가능한 해변은 13곳 뿐이며 전국적으로 다양한 방어 군사 작전을 개발해 놓았기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질 만큼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또한 중국에게는 식량과 에너지 부족이라는 큰 걸림돌이 있다. 중국이 러시아나 중앙아시에서 석유를 가지고 오기 위해선 믈라카 해협(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서 사이)이나 순다 해협(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자바섬 사이)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은 호주가 버티고 있다. 그래서 호주는 미국이 항상 중요한 군사 동맹에 포함시키는 국가이다.

이 외에도 여러 루트(미야마, 히말라야 산맥 등)가 있지만 어느 하나 쉬운 곳은 없다. 자칫 대만을 침공했다가 대만을 점령하지도 못한다면 식량난과 에너지난으로 중국의 지도 체제마저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은 중국내에서 석유 개발이나 대체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의 충돌은 우리 안보에도 밀접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에너지 전략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총 한 방 쏘지 않고 대만을 점령할 수 있다고?

미국의 싱크탱크인 AEI(미국기업연구소)와 ISW(미국전쟁연구소)는 중국이 총 한 방 쏘지 않고도 얼마든지 대만을 점령할 수 있다는 워게임 보고서를 내놓았다.

1단계는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는 것이다. 2단계는 미국과 대만 간에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3단계는 군사적 위협을 최대한 고조시키는 것. 4단계는 중국이 대만을 통제하는 단계이다.

트럼프가 계속 대만에게 방위비 분담 압박과 반도체 산업을 빼앗았다는 불쾌감을 들어내는 상황에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해 온 대만 국민당이 미국에 대한 굴욕적 외교 대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대만의 안보를 지키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대만의 국론이 분열될 경우, 중국이 이 기회를 틈타 대만을 위협하고, 대만인들 사이에서 차라리 친중을 통해서 안보를 해결하자는 여론이 나올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대치 상황에 대비하여 미리 에너지 공급망과 물류망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유력한 대안은 러시아 북쪽을 통과하는 북극 항로이다.

누가 해상 패권을 차지할 것인가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해군력이다. 그러나 미국이 조선 산업을 되살리지 못한다면 중국의 해군력에 추월 당할 수도 있다. 

물론 미국이 기술력면에서 중국을 압도하지만 숫자에서 밀린다면 해전의 특성상 오히려 중국의 인해전술이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항모 전단 또한 최근 믿음이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 11개의 항모중 4척 이상이 수리중이고 2척 이상이 배치 준비 중이라 5척뿐만이 전쟁에 동원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조선업은 사실상 붕괴된 상태이다. 선박 건조 능력으로 보면 중국이 미국보다 230배, 선박 인도 기준으로 700배나 더 많다. 그렇기 때문이 우리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미국에 조선소를 세워주는 대신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해상 패권을 두고 미중 사이의 숨 막히는 경쟁이 시작된 지금, 해양 강국인 한국은 이 기회를 삼아서 조선 산업 발전과 해군 전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느냐 아니면 두 나라의 충돌 사이에서 국익을 계속해서 잃어버리게 되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또 다른 패배자, 유럽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송유관을 통한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했으나, 러-우 전쟁으로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이 차단되면서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빠지는 등 오히려 러시아보다 더 큰 경제적 손해를 겪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에서 끊긴 에너지를 미국으로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게 됐지만 에너지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많은 제조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에너지에 의존하게 된 유럽에게 나토 분담금이나 방위비 지출을 확대하라고 더욱 거세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안보 비용까지 커지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큰 타격을 받은 유럽 국가들의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3장 경제: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웠던 시대가 흔들린다

부유했던 유럽은 왜 가난해졌나?

유럽은 왜 가난해졌을까? 유럽을 대표하는 주가 지수인 스톡스 600 지수는 1999년~2024년 사이 5.5%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미국의 S&P 지수는 네 배나 올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유럽 인구의 고령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일어나면서 본격적으로 가난이 본격화 되었다.

고령화로 인해 청년이 사라짐과 동시에 혁신 기술이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연구 개발 예산이 미국보다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가른 또 다른 결정적인 차이는 달러 패권이다. 달러화가 워낙 막강하다보니 유로화를 기축통화로 키우려고 해도 잘 안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 부활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 스타트업 규제 완화
  • R&D 지출 두 배 확대
  • 유럽의 자본시장을 미국만큼 발전
  • 유럽의 리스크 회피 성향을 타파

그러나 유럽은 정치 구조의 특성상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다. 독일 같은 전통 제조업이 중요한 나라는 이러한 혁신책에 발목잡기를 하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대한민국을 살리는 올바른 길을 찾으려 노력하기보다 오로지 정치 성향에 따라 편을 가르고, 내 편이 내놓은 정책이 아니면 무조건 발목을 잡으려고 하는 경향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한배를 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영구의 가난이 불러일으킨 대규모 폭동

2024년 7월, 영국이 급속하게 가난해지면서 실업자로 몰린 청년들이 이 분노를 외국인 이민자와 난민 들에게 풀었던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 사태는 SNS와 같은 뉴미디어 시대의 어두운 단면과 영국의 내부 갈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영국 경제의 몰락을 가속화한 것은 브렉시트라는 어리석은 결정이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은 난민들이 영국으로 몰리는 까닭이었으나 정작 브렉시트를 했더니 유럽 연합과 무역 장벽이 생기는 바람에 영국이 유럽 공급망에서 배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23년 가디언지는 식량, 주거, 안전한 식수 등 기본적인 생필품 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무려 1200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 대부분 영국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유럽의 좌파 우파 모두 이민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써 왔기 대문에 유럽 청년들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극우파 정당에 투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장의 마지막에 "한국 기성 정치권에서 필리핀 가사 도우미와 외국인 고용 허가제 등 온갖 방식으로 해외 노동력을 수입하는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물론 출산율이 당장 늘어나면 좋지만 지금 상황에서 해외 노동력 없이 조선업이나 노인/육아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이러한 주장은 좀 너무하다 싶긴하다.)

4장 사회: 끝나지 않은 한강의 기적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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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는 그동안 집값을 올리기 위해 정말 눈물겨운 노력을 해왔다. 분양권 전매 제한을 크게 완화하고 중도금 대출 제한도 모두 폐지했을 뿐만 아니라, 1주택 청약 당첨자 기존 주택 처분 의무도 폐지했다. 또한 주담보 대출 제한도 풀어주어 다주택자도 얼마든지 돈을 빌려서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온갖 규제를 폐지했다. 

정부가 현재 어느 정도로 부동산에 진심인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장면은 따로 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라며 최저 연 1%대 신생아특례대출을 출시했다. 저출산 대책에 부동산 부양책을 슬쩍 끼워 넣은 것이다. 2023년 특례보금자리대출로 수십조 원을 시장에 풀어서 급락하던 집값이 상승으로 돌아선 적이 있는데, 2023년 상반기 주택 매매거래 대금 85조 원 중에서 30%가 특례보금자리 대출을 통해 이뤄졌을 정도이다. 이 정책이 도입된 이후 아파트 매매 건수가 2배로 증가했는데 여기에 만족하지 못했는지 2024년에는 신생아특례대출까지 내놓은 것이다.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데는 정부와 여당만 애를 쓴 것이 아니라, 야당 또한 대표 주자들이 종부세 완화 발언을 했다.

그러자 이제 시장에서는 정치권이 외면한 주식 시장보다 여야가 한마음으로 지원하는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확산됐다.

부동산 가격은 생산성이나 혁신 기업 등장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되면서 사업이나 노동으로 돈을 버는 욕구를 낮추는 효과도 존재한다.

대한민국 부활의 길은?

1980년대 반도체 굴기를 위해 여러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쳤듯이, AI나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다시금 정부와 모든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 AI는 특히 컴퓨팅 파워나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더이상 정치권이 인기에 영합해 부동산 정책에만 몰두 한다면 미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