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콰이어트 플레이스:첫째 날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 루피타 뇽오 주연

기대는 많이 받았으나 평가는 박했던 영화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람들의 평가가 박한 것은 더 화끈한 액션 씬을 원했는데 비교적 잔잔하고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다른 1,2,3 편과는 달리 괴물이 주는 압도적인 공포감보다도 세상이 두 번 망하게 된 주인공(시한부로 한 번, 괴물로 한 번..)이 느끼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절망감이 더 깊숙이 와닿는 영화였다.

클리셰적이고 뭔가 개연성이 안맞는(특히 에릭의 행동이 이해가 잘...) 부분은 물론 있었지만 그래도 생각해볼 거리를 계속 던져주는 영화라서 내 스타일에 맞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볼만한 것들은, 인생에 있어서 '다음'이란 없다는 것. 사건이 터지기 전 늘 원했던 피자를 먹으려고 했으나 다음에 먹자고 미루게 되고 사건이 터지면서 영영 못먹게 된 것. 나도 이 일만 끝내고 하자 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여러모로 생각에 잠기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깊은 절망 속에서도 결국 주변 사람과의 우정, 사랑(애완동물이든 애인이든 가족이든)이 인간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될 수 밖에 없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에릭과 주인공이 보여준 우정은 영화적으로 너무 과장된 부분이 느껴지긴 했지만 충분히 아름답긴 했다(괴물보다 무서운게 외로움 아닐까..)

마지막으로 나에게 있어서의 '피자'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생겼다. 주인공이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원했던 피자.. 나에게 그토록 간절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을까? 당연히 지금은 없는 것 같다. 괴물이 찾아오기 전, 나도 나만의 피자를 꼭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