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정보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 개봉일: 2023. 10. 25.
  • 별점: ★★★★★ 5/5

줄거리

어머니를 잃고 외가가 있는 시골로 이사 간 마히토. 어느 날 우연히 회색 왜가리를 마주친 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낯선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from netflix)

감상평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 매일 같이 고민하고 있는 나로선 안보고 지나칠 수 없던 애니메이션이였다. 원래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을 그렇게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다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도파민이 솟는 자극적인 스토리나 영상이 없는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면서 지브리 애니메이션만이 가지고 있는 기발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영상미에 마음이 끌려간다.

다소 진지하고 무섭기(?)까지 한 포스터와는 달리 영화는 지브리만의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악의는 없지만 악동처럼 보이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등장했던 코큰 할머니도 등장해서 지브리 속 인물들은 모두 자기 표절(?)이라고 해야할지 유사한 설정들이 자주 보이는 듯 했다.

전체 스토리는 마치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의 모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자 주인공이 꿈에서나 볼 법한 말하는 새들이 살고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을 탐험하면서 어머니를 찾는다는 내용이었는데 일견으로는 단순히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락용 애니메이션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감독의 많은 숨겨진 은유와 뜻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생각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가진 지식이 일천하여 깊이 있는 이해는 못했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이 한 선택이 결국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 같기도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세계를 떠나서 다른 세계의 주인이 되어 자신만의 안전한 세계를 새롭게 만들지, 아니면 폭력과 불안정으로 가득찬 세계로 다시 돌아갈지 선택받는 상황에서 남자 주인공은 다시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다. 결국 우리가 사는 세계가 부조리와 폭력과 살인이 가득한 세계이지만 외면하거나 피하려 하지 말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들을 사랑하며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어쩌면 심플한? 삶의 철학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의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어린 아이로 설정이 되고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이 담겨 있는 걸 보면 결국 우리 모두는 미숙한 존재이지만 아이처럼 호기심과 용기를 가지고 한발 한발 내딛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인터넷을 보면 이 영화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래서 어떻게 살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평도 있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물어보는 것 자체에 대해서 반감이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면 되지 굳이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나는 항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행동은 하지 않고 생각이 너무 많은 타입이라 이런 제목을 보았을 때 전혀 반감이 없고 당연히 해야하는 생각이고 질문이라고 느꼈기에 반감은 없었으나,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겐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뭐 뻔한 답이긴 하지만 결국 어떻게 살지는 자신이 정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아예 이런 생각조차 안하고 살아도 지금 행복하다면 계속 그렇게 살면 되고, 나처럼 저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면 계속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하면서 살아가면 그만인 것이다.

나는 아직 어떻게 살아야할지 답을 찾지 못했다. 언젠가 찾을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영화도 보고 다양한 책도 읽고 새로운 경험들을 점차 해나가면서 조금씩이나마 그 답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