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바닷물이 마당까지 들어오는 시골에서 태어나셨다.
정규 교육은 중학교가 마지막이었다.
서울로 상경하여 10대부터 미싱 공장에서 먼지를 마시며 미싱을 돌리셨다.
때로는, 아니 꽤나 자주 잠이 안오는 약을 드시며 야근을 하셨다.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가 바로 본인의 이야기라며 눈물을 흘리신 적도 있었다.
그렇게 수십년을 땀흘려 일하셨고 은퇴할 나이인 지금 엄마 또래 분들이 받는 연금은 고작 수십만원이며 딱히 기댈만한 자산도 없으시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나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식 하는 사람들이 정말 한심해 보였다.
주식 할 시간에 일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돈을 쉽게 벌려는 나태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주식으로 돈을 몇천만원씩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난 저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한 우리 부모세대들의 노후를 보면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선진국일 수록 은퇴 후 금융소득만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은퇴후 정기적인 금융소득이 없기에 퇴직금으로 무리하게 자영업을 하다가 그마저도 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슈카월드: 50세 퇴직문화, 말이 되나?)
나도 입사 후 10년 동안 일에만 올인하는 삶을 살아왔으나, 나는 그저 회사의 교체 가능한 부품일 뿐이고 자본이 없으면 자본주의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링크).
그래서 얕게나마 투자를 공부하게 되었고 덕분에 투자에 대한 많은 오해가 풀렸다.
여기에 까먹기 전에 몇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투자는 공격이 아니라 방어다. 그리고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많은 사람들이 예금이나 적금으로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은행에 고이 모셔둔 우리의 돈의 가치는 지금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2024년 현재 붕어빵 시세는 한 마리 천원이다. 내가 중/고등학생이던 20년전 은평구에는 10마리에 천원에 판매하던 아저씨도 있었다. 그 아저씨가 유독 싸게 파시긴 했지만 어쨌든 10배가 올랐다.
반면 현금 천원을 20년간 예금으로 들고 있었으면 얼마나 오를까? 연 5% 복리 이자로 계산하면 20년간 대략 2.6배 된다. 그러니 내 재산을 현금(예적금)으로만 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굉장히 위험한 짓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럼 왜 화폐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는가? 투자를 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피고름을 빨아먹기 위한 누군가의 악랄한 음모 때문일까?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시중에 돈이 계속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피같이 모은 포켓몬 빵 스티커가 가치가 있는 것은 이 스티커가 레어하기 때문이다. 시중에 스티커를 무한 공급 해버리면 바로 똥값되는 건 시간 문제다. 즉 공급이 무제한인 모든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하락하게 되어있다. 화폐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럼 어떤 망할 것들이 도대체 어떤 이유로 돈을 계속 찍어내는 걸까? 나는 EBS <자본주의>라는 책을 읽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외부와 전혀 출입이 안되는 고립된 사회가 있다고 하자. 이 사회에서 사용하는 총 화폐는 100달러이다. 그리고 현재 은행에 이 100달러라는 돈이 있다. A라는 사람이 이 100달러를 빌렸고, 일년 뒤에 다시 100달러를 갚았다고 하자. 그럼 이 사회에는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또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은행이 공짜로 돈을 빌려줄리가 없다. "이자"라는 것을 요구하게 된다. 이자가 5%라면 100달러 대출시 5달러의 이자가 필요하므로 총 105달러을 갚아야 한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하는데 애초에 이 고립된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돈은 100달러라고 가정했기 때문에 105달러라는 돈은 A가 위조지폐를 만들지 않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돈이다.
또한 전체 화폐의 양이 늘어나지 않고 고정되어 있다면, 내가 돈을 벌어서 이자+원금을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할 수 밖에 없다. 전체 시스템의 돈이 105달러라고 가정하고, 100달러를 A가 빌렸고 B가 5달러를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A가 열심히 일해서 이자+대출=105 달러를 갚았다. 이 얘기는 5달러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상 B에게서 5달러를 벌었다는 이야기이고, 그럼 B가 가진 돈은 0원, 즉 파산상태에 이를 수 밖에 없다. 누군가가 대출을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하는 시스템이라는 거다. 따라서 은행이 "대출-이자" 시스템을 굴리려면 시중에 돈을 계속 찍어서 풀어낼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일은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원인은... 은행이 대출을 해주면 존재하지 않던 돈이 갑자기 생긴다는 것이다. A가 100만원을 은행에 넣어두면 은행은 그 돈을 10만원만 남겨두고 B에게 90만원을 대출을 땡겨준다. 그럼 A의 통장 잔고에도 100만원이라는 돈이 생기고, B의 통장에도 90만원이라는 돈이 생긴다. 순식간에 190만원이라는 돈이 시중에 생기는 것이다. B는 대출이지만 어쨌든 90만원으로 시장에서 빵을 먹든 뭘 하든 할 것이고 A도 체크카드를 통해서 시장에서 빵을 먹든 뭘 하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출을 많이 해주면 해줄수록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럼 만약에 A가 100만원을 맡기고 은행이 90만원을 대출 해준 상태에서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100만원을 다시 인출하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은행은 A의 돈을 지들 맘대로 대출해 준 상태이기 때문에 당연히 돌려줄 돈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은행에는 돈이 있다. 왜? C라는 사람, D라는 사람도 다 돈을 은행에 맡겨 놨기 때문이다. A라는 사람이 돈을 찾으러 오면 A의 돈은 빌려줘서 없어도 C, D라는 사람의 돈을 대신 주면 된다. 그럼 A, C, D가 작당하고 한 번에 돈을 찾으러오면 어떻게 될까? 그럼 진짜로 은행이 파산하게 된다. 이것이 뱅크런이다. 그래서 은행이 최소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돈(지급 준비금)의 비율은 법으로 규정되어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야기시킨 리만 브라더스는 예금의 40배를 대출로 빌려줬다. 즉 100만원을 예금으로 받았다면 대출은 4천만원을 해준 것이다(진짜 개씨X놈들).
어쨌든 은행은 10% 미만의 지급준비금만을 보유한 채 대출을 남발하기에 통화는 팽창한다. 물가와 토지, 부동산, 주식 등 공급이 제한되어 있는 자산의 가격은 계속 오르고 화폐 가치는 하락한다. 결국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부자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마치 해수면이 끝없이 올라가는 어떤 섬에 사는 사람이 떠올랐다. 이 섬의 사는 사람도 해수면이 점점 오르는 것을 알게 되어 노동을 통해 열심히 둑을 쌓아서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려고 했으나, 해수면이 올라가는 속도가 둑이 올라가는 속도보다 빠르기에 결국 이 사람은 가족과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게 되었다. 만약 이 사람이 둑을 쌓는 대신 배라는 자산을 만들었으면 해수면이 올라가도 내 자산도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훨씬 안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투자는 상대에게 더 많은 돈을 빼앗기 위한 공격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을 은행 및 정부 그리고 자본가들이 만들어내는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할 필수적인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 사기맵에서 게임하는 방장 미국, 그리고 비트코인
2008년 금융 위기를 야기시킨 리만 브라더스는 예금의 40배를 대출로 빌려줬다. 심지어 개 이름으로 대출을 해줬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버러지같은 리만 브라더스 덕분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고 전세계가 고통에 빠졌다. 죄 없는 서민들만 열심히 일하다 그저 몇푼이라도 더 벌려고 주식을 했는데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사태를 만들어낸 정부와 은행은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으며, 1경원이 넘는 세금으로 뒷수습을 하게 된다. 주식을 했던 안했던 그냥 모든 평범한 사람들도 책임을 분담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현재 화폐 시스템은 필연적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달러 시스템이 그렇다. 우리나라가 사우디에서 석유를 사고 싶을 때, 심사임당을 한트럭으로 가져가도 1L도 살 수 없다. 무조건 달러로 거래를 해야한다. 석유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무역이 달러로만 거래가 된다. 달러만이 유일한 기축 통화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기름 한 방울 안나고 수출/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는 무역이라는 전쟁에서 달러만이 유일한 총알이다. 근데 미국은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물론 달러를 무한정 찍을 수 있는건 당연히 아니다). 진짜 레알 이 지구는 방장사기맵인 것이다. 그럼 미국에서도 달러를 얼마나 찍어낼 지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또럼프 정부? 아니다. FRB라고 하는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이다. 그리고 이들은 민간은행이다. 정부의 예산을 쓰지도 않고 정부 차원의 감시도 없다. 즉, 미국의 민간 단체에 의해서 달러가 발행이 되고 이 달러에 의해서 우리나라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모든 비기축 통화국들이 겪어야 하는 숙명이다. 이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해 미국은 막대한 군사력으로 세계 경찰 역할을 자처해왔다. 그들이 착해서가 아니고, 미국이 약해지면 달러 패권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부조리한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량이 제한되어 있기에 달러처럼 극소수의 부유한 기득권층이 지들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다. 또한 서로 거래하기 위해 은행과 같은 중앙 시스템 또한 필요없다. 인터넷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든 빛의 속도로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은행 시스템의 부조리와 달러 패권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오해하는게 있다.
첫 번째) 비트코인 그거 X나 무쓸모아냐? 빵 한조각 살 수 없는데?
그럼 마트가서 금으로 빵 살 수 있나? 금 1g 들고가면 마트 아줌마가 빵으로 바꿔주나? 근데 왜 금은 한 돈에 수십만원일까? 나한테는 금은 그냥 빛나는 돌멩이와 다를바 없는데? 그것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금 1돈에 얼마의 가치가 있다고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가치가 있는 것은 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순간부터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지금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10만 달러이다. 그럼 비트코인은 현재 1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비트코인이니까. 고흐의 해바라기도 마찬가지고 포켓몬 빵 스티커도 마찬가지다. 그냥 사람들이 비싸다고 인정하니까 비싼거지 나 같은 사람에게 포켓몬 스티커는 쓰레기일 뿐이다.
두 번째) 비트코인 그거 가격이 매일 같이 널뛰기 하는데 화폐로 어떻게 써?
비트코인이 화폐가 되면 오늘 국밥 가격과 내일 국밥 가격이 10%씩 차이가 날텐데 어떻게 쓰노?? 이건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현재는 비트코인의 자산 시총이 7위로 이것도 대단하지만 이정도 시총으로는 아직 가격이 널뛰기하는게 사실이다. 만약 비트코인이 금 시총을 뛰어넘어 1위로 된다면 덩치가 커지기 때문에 그 때는 이정도로 널뛰기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비트코인 가격이 널뛰기 때문에 화폐로 못쓴다는 말은 어린이에게 넌 키가 130CM 밖에 안되니까 NBA에서 못뛰어라고 하는 말과 같다. 예전엔 조개껍데기도 화폐가 됐었는데 비트코인만은 유독 그 가능성을 애써 무시하는 것이다.
어쨌든 아직은 비트코인은 화폐의 대체자라기보다 금과 같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금의 시총을 비트코인이 넘을 것이라고(넘는게 더 자연스럽다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즉, 비트코인이 쓸모가 많아서 1억이 아니고, 1억이 되면 1억의 쓸모(가치)가 생기고, 10억이 되면 10억의 쓸모(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아이러니 하지만 가격 자체가 곧 쓸모인 셈이다.
주식 투자에서 돈 벌기는 매우 쉽다.
주식에서 돈을 꾸준히 버는 사람의 비율은 5%라고 한다. 그런데 모든 주식의 평균 가격을 나타내는 코스피, 나스닥, 다우 지수 같은 '지수'는 매년 몇 십%씩 상승한다. 돈 버는 사람은 극소수인데 주식의 평균 가격은 오른다?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주식에서 돈을 잃는 사람은 지수가 아니라 단일 종목 몇몇 개를 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애플, 메타, 엔비디아 등등 아무리 좋은 기업도 시간이 지나면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수 혹은 ETF에 투자한다면 최소한 돈을 잃을리는 없다. 물론, 정기적으로 오래 투자했을 경우에 이야기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박살난 주가가 이전으로 회복 되는데 5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그러니 투자를 5년도 안해놓고 망했느니 어쨌느니 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것은 지수에 투자했을 경우이지, 단일 종목에 투자해놓고 10년이고 20년이고 오르길 기다리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라는 걸 다들 알 것이다.
사람들은 왜 지수에 투자하지 않고 단일 종목을 살까? 지수에 투자한다는 것은 내가 평균수익률만 먹겠다는 이야기이다. 즉, 남들이 먹는 만큼만 먹겠다는 말인데, 대부분 썩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내가 5%만 먹어도 남이 3% 먹었으면 기분이 좋고 내가 200% 먹어도 남이 300% 먹으면 기분이 안 좋은게 사람 심리다. 그리고 지수는 단일 종목보다 가격 상승이 더디기 때문에 1년에 수십, 수백% 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은 지수를 투자하면 안된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단일 종목에 투자하면 지수에 투자할 때보다 훨씬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심지어 CEO와 CEO의 자식들까지 공부해야 한다. 어떤 똘아이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매년 수익률도 시장의 평균 수익률(지수)과 몇 % 차이가 나지 않는다. 24시간 주식만 생각하는 사람도 이 정도라는 말이다. 그런데 일개 개인이 단일 종목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했다면 일시적일 뿐이고 운이 매우 좋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주식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꾸준히 내는 사람의 비율이 5%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나의 투자 이야기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얻기 위해선 엔비디아와 같은 주식을 발굴해서 장기간 투자하고, 고점에서 판매하면 된다. 몇년안에 4~50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기술분야에 문외한이라면 JYP 같은 엔터회사나 불닭 볶음면 삼양 같은 기업을 찾아도 된다. 이런 기업들도 몇년안에 몇배나 주식이 올랐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4~500% 주식이 오를때까지 안팔고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ETF가 아니라 단일 종목인데 그걸 안팔고 가지고 있는다고? 박진영을 어떻게 믿고?? 불닭 볶음면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데.. ". 분명 나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주가를 손절하거나 익절하려면 기술적 분석도 필요하지만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만족할 줄도 알아야하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한다. 그러나 나는 주제 파악을 해보니 심리적으로 강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저가 매수 고가 매도와 같은 차익 실현 매매법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식을 팔지 않고 모아야 수익이 불어나는 배당/분배주를 선택한 것이다. 배당주는 굉장히 안전한 투자이긴 하지만 적은 씨드로 시작하면 너무 수익이 적은게 문제였다. 그래서 당장 내 눈앞에 큰 돈을 가져다주는 분배주를 선택해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 투자의 목적이 "20년 뒤 10억이나 100억 만들기"가 아니라 매달 안정적인 수익 300만원으로 잡았기 때문에 더더욱 분배주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분배주 투자, 일드맥스 풍차돌리기
분배주 투자는 말하자면 자기 살을 깎아서 주주들에게 높은 배당을 주는 주식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은 더디지만 연배당률이 100%에 육박할 정도로 초고배당주이다. 또한 파생 상품의 옵션 프리미엄 판매 수익으로 분배를 해주는 것이기에 주식 시장 참여자들의 탐욕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흥미로운 주식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일드맥스 풍차돌리기란 Group A, B, C, D의 주식들을 각각 사고 그룹 A에서 배당을 받으면 Group B를 사고 Group B의 배당금을 받으면 Group C를 사는 식의 방법이다. 나는 주로 TSLY와 CONY처럼 배당률이 70~100% 되는 주식을 가지고 있고, 매주 배당이 나오는 YMAX 또한 상당 부분 투자하고 있다.
분배주 투자의 장점은 당연히 높은 배당금이고 단점은 주가가 녹을 수 있다는 점인데, 주가가 10% 빠져도 배당금이 15% 들어왔다면 이득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계산해야 한다. 1년 이상 투자하면 내가 받은 배당금이 100%가 넘게 되는데, 이 말은 내가 100만원으로 주식을 샀는데 배당금으로 100만원을 받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그 배당금 100만원을 주식 계좌에서 빼면 그 남아있는 주식이 설령 회사가 아예 망해서 0원이 되도 손해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럼 그때부터는 주가가 떨어지든 말든 스트레스를 전혀 안받을 수 있다(물론 기회 비용을 따지면 끝이 없긴 하다).
하지만 분배주 투자의 한계점은 당연히 존재한다. 테슬라가 떡상할거라고 믿는 사람은 테슬라 주식을 사면 되지 TSLY를 사면 안된다.(TSLY: 테슬라를 추종하는 분배주) 테슬라가 오르면 TSLY도 오르긴 하지만 오르는 폭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 테슬라가 100% 오르면 그냥 2배를 먹을 수 있는데 같은 기간동안 TSLY를 투자했으면 매달 들어온 배당금을 모아도 절대 2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내가 진짜 어떤 주식에 100% 확신이 있으면 분배주를 하는 것은 좀 앞뒤가 안맞는 결정이다.
코인 자동매매
코인 자동매매는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 매매법인데, 파이썬으로 Upbit API를 사용해서 구현했다. 대략적으로 평범한 볼린저 밴드 매매법을 사용한다. 궁극적으로는 AI를 도입해볼 예정이다. 현재까지 25% 정도 수익률을 보인다. 하지만 같은 기간 리플의 수익률은 거의 500%이다. 비트코인도 그냥 들고만 있었어도 60% 수익률이다. 그러나 나는 볼린저 매매법에 따라 사고 팔고 사고 팔고 했더니 수익률이 25%이다. 하지만 만약 트럼프가 당선이 안됐으면 내 프로그램 매매의 수익률이 더 높았을 수도 있다.
위 막대 그래프는 코인 매매에 따른 누적 & 당일 순익을 기록해둔 것이다. 눈에 띄는건 꾸준히 수익이 증가하다가 한 순간에 누적 수익을 다 날린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원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비교적 안전한 코인만 하다가 갑자기 무슨 욕심에서인지 '드리프트'라는 듣보 코인에 투자를 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동안 얻은 모든 수익이 사라져버렸다. 물론 손절을 한게 아니고 들고 있었기 때문에 며칠후 회복이 되서 다시 수익으로 돌아설 수 있었지만, 참 아찔하면서도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경험이었다.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을 보면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라는 말이 나온다. 대부분 수익을 보다가 한번의 실수에 모든 수익을 날릴 수도 있고, 대부분 손해를 보다가 한 번의 대박으로 수익을 보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다. 글로 읽을 때는 그러려니 했으나 실제 겪어보니 저 문장이 뼈에 사무치게 되었다. 투자는 옆에서 백날 가르쳐줘봐야 직접 해보면서 대가리가 깨지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봐야 배우는게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현금 보유 없이 무조건 한번에 올인하는 투자는 옆나라에서 전쟁준비 하는데 '아몰랑 설마 쳐들어오겠어' 하고 대비를 안하는 선조와 같다. 노동을 통해서 계속 현금을 확보하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만이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다.
결국...
결론적으로, 부동산이든 비트코인이든 공급이 무제한이 아닌 자산에 투자를 해야 시간이 지날수록 저절로 가난해지는 자본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보다 수익이 수백배인 연예인들도 부동산을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든 지수나 유망있는 섹터의 ETF 투자를 하면 결코 손해볼 일도 없을 것이다. 3차 세계대전이나 우리나라처럼 출산율이 0.7이 되지 않는 이상..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달 살기를 한적이 있었다. 한국에 비해 절반은 싼 가격에 맛있는 음식들과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지낼 수 있었다. 태국인들의 친절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숨만 쉬어도 이들보다 더 많은 수익을 투자를 통해서 얻고 있구나."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받고 있는 혜택이 불공평 하다고 느껴졌다. 대한민국 국민인 나도 이렇게 느끼는데 1인당 GDP 8만 달러의 미국인은 어떤 느낌일까....
이렇게 자본주의는 노동의 가치를 하락시킬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속에서 나와 가족을 자본가의 노예가 되는 것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선 자본주의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아님 북한으로 가던지..) 세계를 둘러봐도 우리나라처럼 손쉽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나라도 드물다. 주식이야 말로 그나마 가장 쉽게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애플의 직원이나 CEO가 될 수는 없지만 애플의 주식은 살 수 있다. 현명한 투자를 통해 적어도 가난해지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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